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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동네 꼬마들을 모아놓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꼬마의 엄마는 할머니의 머리를 무료로 손질해 준다. 다른 꼬마의 아빠는 중고 냉장고를 할머니네에 갖다준다.
이처럼 이웃 간에 주고받는 따스한 정은 국내총생산(GDP) 같은 통계에 잡히지는 않지만 엄연한 경제활동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해당 지역이나 회원들은 자기들끼리 통용되는 지역화폐 혹은 녹색화폐를 발행하기도 한다.
지역화폐운동은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고갈과 환경오염의 악순환을 끊어보자는 취지로 국내에서도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삼전동 송파구민회관 2층의 송파구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지역화폐운동인 송파 품앗이 (www.songpavc.or.kr)를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99년 시작된 송파 품앗이는 520명의 회원이 참가 중이다. 특히 SM(송파 머니)을 단위로 하는 가상의 화폐를 두고 물건과 서비스를 교환한다. SM의 가치는 현금과 동일하며 현금과 혼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용실 김씨가 카센터 홍씨에게 차 수리를 맡기고 현금 2만원과 함께 3만SM을 지급하고, 홍씨는 피아노 지도하는 박씨에게 1만원과 2만SM을 지급하는 식이다.
거래내역은 자원봉사센터에 보고하고 거래자들은 각자의 통장에 + 또는 -로 SM 거래액을 기록한다. 서비스나 물건을 제공한 사람은 +로 저축을, 제공받은 사람은 -로 빚을 지게 된다. 센터는 회원들의 거래내역을 정리하고 거래내역은 소식지를 통해 공지한다. 99년 이후 1767건의 거래가 이뤄져 현금 2432만원, 4550만SM 등 모두 6982만원어치가 거래됐다.
대전시 대덕구 법1동의 한밭레츠 (www.tjlets.or.kr)도 2000년 활동을 시작한 지역화폐운동 조직이다. 480여명의 회원을 가진 한밭레츠는 두루라는 화폐단위를 사용한다. 지난해 2600건의 거래에 7400여만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회원들은 중고물품을 가져와 두루로 교환하고 이를 병원비로 사용하거나 유기농산물을 구입하곤 한다.
두루지기 박현숙(37)씨는 거래액의 절반 정도는 두루로, 절반은 현금으로 거래한다며 회원들은 인터넷에서 필요한 물건을 찾아본 다음 없으면 기다리고 그래도 안될 경우 구입에 나설 정도라고 말한다.
체인형태의 유기농 녹색가게인 신시(神市) 를 중심으로 한 그린네트 워크도 지난해 3월부터 녹색화폐를 발행.사용하고 있다. 화폐단위는 SA(사랑)이고 1000SA, 5000SA, 1만SA 짜리 화폐가 통용된다. 환율은 원과 1대1이다. 이 돈은 실제로 조폐공사에서 찍은 돈으로 위조방지 처리까지 돼 있다. 각 가게에 설치된 중고 생활용품 교환 코너에 물건을 갖다주고 녹색화폐를 받을 수 있고 이것으로 유기농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신시의 장원 대표는 녹색화폐는 전국 55개 신시 가게에서 통용되고 있다. 가게를 새로 낼 때마다 100만SA를 출자토록 해 현재는 발행액이 1억SA 정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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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화폐운동의 하나인 서울 송파구 자원봉사센터의 송파품앗이 회원들이 물건과 서비스 거래의 내역이 기재된 품앗이 통장을 펼쳐보이고 있다.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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