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지마'가 소비자로부터 회수한 7만7천대의 폐 가전제품이 사라진 것으로 밝혀져
현재 가전제품 재활용법에 의하면 소비자가 가전제품 중 4품목(브라운관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폐기할 때에는 각각의 제품에 대한 ‘환경분담금’을 지불하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쓰던 제품을 버림과 동시에 새 제품을 살 경우에는 새 제품을 구입한 가게에서 옛 가전제품을 수거해주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 소비자는 소정의 비용을 구입처에 지불한다. 비용을 받은 소매점은 폐 가전제품을 가전제품 재활용 용역 업체에 위탁하며 이 때 소비자로부터 징수한 비용을 건네주도록 되어있다. 이러한 과정은 ‘가전제품 재활용법’에 의해 의무화 되어있다.
하지만 2004년 4월부터 2007년 9월까지 3년간 ‘코지마’(일본의 대표적인 가전제품 판매점, 전국에 수 백 개의 점포가 있음)가 회수한 371만8천대의 가전제품 중 76,745대가 용역업체에 전달되지 않은 것이 환경성의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는 가전제품 재활용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12월5일에 경제산업성과 환경성으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았다. 놀라운 것은 이미 10월에도 똑 같은 위법행위로 ‘코지마’가 적발된 적이 있어 이번이 두 번째 경고라는 것이다. 단기간 내에 같은 내용으로 두 번씩 경고를 받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같은 날, ‘코지마’는 ‘가전제품 재활용에 관한 여러 사무적인 절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충분하고 적절한 관리 감독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 같다. 또한 폐 가전제품의 관리, 분류 등의 작업 시에 감시가 다소 소홀 한 틈을 타서 누군가가 가전제품을 훔쳐가 되판 것으로 보인다.’ 등의 해명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우선 행방불명이 된 가전제품 중 약 70%에 가까운 54,537대가 에어컨이다. (에어컨은 가전제품 중에서도 가장 수리 후 재사용 어려운 제품 중의 하나이다.) 가전제품 대리점 업체인 빅카메라에서는 올해 여름, 수거한 폐 가전제품에 대해 재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었으나 에어컨만은 재사용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이유로 에어컨을 대상 품목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코지마의 약 5만대 가량의 에어컨이 도난 되어 재판매 되거나 누군가에 의해 재사용 되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알루미늄을 시작으로 해서 고가에 팔 수 있는 부속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에어컨은 분별해체처리를 목적으로 폐 가전제품을 수집하는 업자에게는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가전제품이라고 한다. 즉, 코지마가 용역업체에게 넘기지 않은 에어컨의 상당수는 해외 업자의 손에 넘어가 외국에서 분해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작업자의 건강에도 피해를 주고 프레온 가스 누출로 환경오염을 유발시켰을 것이다. 코지마에서 사라진 수 만대의 에어컨이 소위 말하는 E-waste문제를 발생시킨 것이다. 더욱이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수익만을 노린 부적절한 해체과정에 의해 에어컨에 들어있는 냉매(프레온가스)가 누출되게 되면 오존층의 파괴 및 지구온난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법규 위반은 소비자가 ‘가전제품 재활용법’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도 볼 수 있다. 재활용 비용을 지불함과 동시에 소비자는 ‘해당 제품이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처리 될 것을 보장받는 권리’를 얻게 되며, 그러한 처리 과정을 위임받은 해당업체는 제품이 환경친화적으로 처리되는 것을 관리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코지마’는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가전제품들에 대해 원 소유자였던 소비자에게 재활용 요금을 환불해주지만 이것은 환불로만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가전제품 4품목의 회수율이 50%정도로 낮아 대책이 일본의 심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 시점에, 이러한 법규 위반이 버젓이 이루어진다는 것, 그것도 한번 시정 명령을 받은 업체가 또다시 똑 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역시 용서되기 힘들다.
12월10일부터는 가전제품 재활용 법 개정을 향해 심의회의 최종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또다시 이러한 법규위반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법규의 허점이나 맹점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의 보다 근본적인 개정이 행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URL
・가전제품 재활용법 대상 기기의 부정처리에 관한 권고 및 보고, 징수에 관해(환경성)
http://www.env.go.jp/press/press.php?serial=9135
・재활용 가전제품과 관련된 관리표의 취급에 관한 내용(주식회사 코지마)
http://www.kojima.net/shop/shopnews/ne002/1205.htm
|

우리에게 익숙한 '코지마'의 빨간 마크, 하지만 거짓말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전제품 재활용법’에 관한 안내문이 이처럼 그럴듯하게 게시되어 있다.

‘연말 바겐 세일’을 알리는 요란한 전단지.
|